구로민중의집이 생기고 나서, 진보신당에서는 민중의집 전망을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지역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울시당에서는 민중의집을 만들고자 하는 지역과 유사한 형태의 거점공간을 만들고 운영하고 있는 지역들을 묶어서 <거점공간네트워크>를 만들었습니다. 지난 19일, 1차 워크샵이 진행되었고, ‘왜 지역검점공간인가?’를 주제로 마포민중의집과 구로민중의집이 각각 발제 한 꼭지씩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전체 토론으로 “거점공간네트워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난상토론을 진행했데, 거점공간네트워크가 재정/회계 등 실무적인 지원을 넘어서서, 운동적인 전망을 함께 공유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습니다. 마포민중의집 안성민 사무국장은 민중의집은 단순한 생활공동체가 아닌 운동의 운동으로써 적극적인 전망을 제시하는 공간이라며, 이를 위해 많은 토론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지적하였습니다.

이어 당과 민중의집 혹은 또 다른 형태의 거점공간의 관계에 대한 고민도 이어졌습니다. 2월 16일, 진행될 차기 워크샵에서는 당과 민중의집의 관계를 중심으로, 거점공간의 필요성, 운동적 전망에 대한 토론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처럼 서울 지역에서 거점공간에 대해 고민하는 지역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도 고민하는 주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참, 다음 주에는 전북 장수에서 구로민중의집으로 견학을 오시겠다고 하시더군요. 보여드릴게 아직 많지 않지만, 민중의집 건설에 도움이 된다면, 원하시는 분들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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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지역주민 문화·자치공동체…서울 마포 이어 중랑에 문열어

영화모임 B는 근 1년간 모임을 갖지 못했다. 비디오시장의 몰락 등 환경의 변화 탓도 있지만, 오프라인 참가자 10~15명으로는 엄두도 못낼 높은 장소 임대료 때문이기도 했다. 30·40대 직장인이 대부분인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주말. 주말 저녁 카페 등을 빌려 영상회 등을 여는 데 드는 비용은 최소 30만원 이상이다. 회원들이 비용을 갹출한다고 하더라도 2만원 이상 부담이 돌아간다. 모임에 대한 욕구는 있지만 비용 때문에 모일 수 없었던 이들에게 ‘민중의 집’과 같은 공간은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자리잡고 있는 민중의 집. |정용인 기자

 


민중의 집? 팸플릿은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삶을 서로 가꾸고 나눔으로써 지역사회를 보다 건강하고 따뜻하게 바꾸기 위해 만든 주민들의 자치공간이자 공동체.’ 쉽게 말해 지역주민이 모여서 토론도 하고 책도 읽고 영화도 보고 함께 먹기도 하는 지역사회의 거점공간이다. 원래는 이탈리아나 스웨덴 등 유럽에 있는 사회운동의 모델이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8년 11월 시작했으니 햇수로는 2년째 운영되고 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다. 서울 마포에 있는 ‘민중의 집 1호’를 찾아가보았다. 민중의 집은 유동인구가 많은 시장통 가까이 자리잡고 있다. 1990년대 초반쯤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2층짜리 양옥집. 1층 출입문과 별도로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1층 현관 위에 알록달록한 글씨로 ‘민중의 집’이라는 문패가 걸려 있었다. 담장은 없다. 거리에 인접한 마당엔 나무벤치가 놓여 있다. 시장을 보고 귀가하던 주부들이 잠시 앉아 쉬어가도 자연스레 보이는 모양새다.

월 1만원이상 370여 회원 회비 운영

기자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2시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헤이즐넛 향과 함께 80년대 팝송이 흘러나온다. 개구진 아이들이 책가방을 팽겨쳐 놓고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다. 사전에 만나기로 약속한 사람은 안성민 사무국장(34)이다. 그를 「Weekly경향」 지면에서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시민사회운동의 대안 모색을 주제로 한 커버스토리 기사(「Weekly경향」 804호)에서 당시 창립 한 달이 된 민중의 집을 소개하며 그를 만났다. 당시 그는 인터뷰에서 “어떻게 사람들을 모을 것인가가 고민”이라고 털어놓았다. 시민강좌를 열었는데 회원들의 호응이 거의 없었다면서. 벌써 2년이 지났다. 안 국장의 고민은 덜어졌을까.

“생각보다 빠르게 안착한 것 같아요. 회원 규모나 운영이 안정화되는 측면이나 지역사회에서의 인지도 측면이나….” 현재 1만원 이상 회비를 내는 회원은 370여명. 지역거주민이 전체 회원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안정이 됐다고 하지만 아직 빠듯하고 여전히 좌충우돌이다.

“회원들의 시간·재능을 나누거나 운영 참여 같은 걸 바탕으로 운영되는 풀뿌리단체로서는 경험이나 노하우가 쌓이는 것보다는 아직 ‘공백’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 정도로 안착될 수 있었던 요인은 마포 지역의 특수성에 있다. 성미산 마을 등 지역의 풀뿌리 네트워크 등의 독특한 지역문화가 시행착오나 어설픔을 극복할 수 있는 토양이 되었다고 그는 말했다.

현재 자체적으로 돌아가는 동아리는 3개다. 자전거마실 모임,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노래를 연습하는 합창소모임,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의 정치·문화 공부모임이 있다. 라틴아메리카 공부모임의 경우는 강좌로 개설되었던 것이 모임으로까지 발전한 것이다. “강좌를 하시던 분과 수강생들이 친해졌고, 모임을 갖다가 관심사도 비슷하니 궁극적으로 공부모임을 만들어보자고 결의(?)된 경우입니다.” 짧으면 4강, 길면 6~7강에 이르는 시민강좌는 한 달에 2개 정도 굴러간다. 오전 시간에는 주로 전업주부들을 대상으로 학부모 강좌가 열리고, 저녁에는 직장인을 중심으로 인문사회·정치·경제·역사 강좌가 열린다. 현재 진행되는 강좌는 소비문제, 내집 마련이나 신용카드 사용 등을 돌아보는 ‘참경제 강좌’와 ‘페미니즘 강좌’다. 강좌는 대부분 회원들의 품앗이로 진행한다. “물론 어떤 주제로 강의를 진행할 때 좀 더 잘 알 수 있는 사람이거나 인지도가 있는 분이면 좋겠지요. 그런 욕심을 조금 버리면 지역 자원에서 찾고 여러 부담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설령 외부강사를 초빙하는 경우라도 그런 취지나 원칙을 말씀드리면 대부분 이해를 해주시는 편이고요.”

민중의 집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행사 중 ‘화요밥상’ 행사는 가장 중요하다. 화요일 저녁, 회원들이 순번을 정해 시장에서 장보고 같이 밥을 해먹는 행사다. “새로운 회원들이 기존 회원들과 만나 친해지는 공간이고, 또 그 안에서 민중의 집 운영과 관련된 아이디어나 고민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에요.”

어린이·학부모·직장인 알짜 강좌

지난 2월 민중의 집 정기총회에 참석한 회원들이 한해 살림 계획에 대해 듣고 있다. | 민중의 집 제공

민중의 집은 공간에 대한 욕구를 가진 개인이나 단체에게 열려 있다. 앞에서 언급한 B모임의 경우처럼 딱히 지역적 연고가 없어도 모임 장소로 사용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민중의 집은 공간입니다. 공간을 매개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자신들의 네트워크·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민중의 집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공공재로 사용되기를 바라는 거고요.” 지난 2009년의 경우 70여개 개인 및 모임·단체들이 이곳에서 160~170회 정도 행사를 열었다. 민중의 집은 3시간을 사용했을 때 강의실의 경우 2만원, 방은 1만원을 사용료의 ‘상한선’으로 잡고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은 곳엔 흔쾌히 무료로 사용하도록 허락하기도 한다. 지난 2년, 민중의 집은 지역사회에 어떤 의미였을까. “민중의 집은 실제로 누구의 집이었을까를 놓고 보면 ‘세입자들’의 집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입자는 한 지역에 정주할 수 없으므로 주민으로서 정체성을 못 갖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특히 망원동의 경우 다세대주택이 밀집하고 지역사회를 채우는 비율 중 세입자의 수가 월등히 높은데, 정주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역사회에서 자기 권리를 못 찾는 사람들이에요. 그런 분들이 민중의 집에 와서 지역사회에 대한 정보도 얻고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린 셈이지요.”

마포에 이어 민중의 집 2호가 중랑구에 지난 10월 29일 문을 열었다. 풀뿌리 시민사회의 거점에 대한 욕구에 비해 확산은 더딘 편이다. 안 국장은 “근본적으로 기형적으로 부풀려진 한국사회의 부동산 임대료라는 ‘구조적 현실’과 함께 공간을 채울 수 있는 사람과 역량의 제한된 자원 배치로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중랑 민중의 집 ‘사람과 공간’의 박수영 운영위원은 “일단 ‘이런 것을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도 해보면 좋겠다’에서 시작했지만 앞으로 공간을 어떤 내용으로 채워나갈 것인가가 숙제”라고 말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의 이동성이 높고 중앙집권적 사회이기 때문에 풀뿌리 지역사회 조직이 토착화되기 쉽지 않다는 것이 유럽사회와는 다른 한국사회의 특징”이라며 “유럽식의 모델은 아니더라도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는 새로운 형태의 공간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일반주민 참여와 배타적이지 않으면서도 결속력을 지닌 지역사회 조직이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인터뷰를 마치자 내내 기웃거렸던 일단의 청소년들이 들어와 책상을 날랐다. 마을공부방 ‘토끼똥’ 회원들이 동화책 만들기 워크숍을 열기 위해서다. 기자의 인터뷰가 모임을 방해한 셈이다. 몇 년 후 이들이 사회 초년생이 되었을 때 ‘민중의 집’은 어떤 모습으로 성장해 있을까. 자못 궁금했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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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랑 책상 다섯 개와 칠판 세 개다. 하다못해 간판도 하나 없다. 서울 중랑구 망우동 '민중의집'은 단출했다. 83㎡(25평) 남짓한 이 공간을 채우는 건 사람이다. 10월30일 입방식을 한 중랑 민중의집 탄생에 산파 노릇을 한 황성희(38)·박수영(35)·김민석(26·왼쪽부터) 씨는 "지역 주민을 민중의집으로 불러모아, 이곳의 썰렁함을 사람 훈기로 바꿔놓겠다"라고 입을 모았다.

민중의집은 지역 시민 공동체를 꿈꾸는 공간이다. 서유럽 진보 정당과 시민단체가 생활진보 운동 차원에서 만든 민중의집은 2008년 처음 국내에 들어왔다. 서울 마포구에 1호점이 있고, 중랑구가 2호점이다.

망우동에 아늑한 둥지를 튼 이들은 올해 초부터 지역 운동을 고민하며 다양한 실험을 해왔다. 처음에는 돈이 모자라 공간을 구하지 못해, 재개발로 텅 빈 서울 용마산 근처 집을 '스(squat:버려지거나 빈 건물을 점거하는 행위)' 하기도 했다.

현재 민중의집에서는 동아시아 근현대사 강의와 일본어 초급 강의가 열린다. 지역 노조 및 시민단체에 회의 공간을 빌려주기도 한다. 매주 화요일에는 저녁 밥상을 나눌 계획이다. 세 청년은 이곳을 지역 주민이 자유롭게 토론하고 수다 떨고 놀다 가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중의집을 넘어 민중의 주상복합을 꿈꾼다"라며 너스레를 놓는 이들은 이곳에서 동네 친구 한 명씩을 만들어가라고 강조했다. 공간 사용 문의는 http://www.peoplehut.net 으로 하면 된다.





ⓒ시사IN 윤무영

김은지 기자 / smil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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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1일은 서울 마포 ‘민중의 집’(www.peoplehouse.net)이 문을 연 지 2년 되는 날이었다. 그 사흘 전 10월29일에는 서울 중랑구에 ‘민중의 집’이 새로 문을 열었다. 그 외 지역 몇몇 곳에서도 뜻있는 사람들에 의해 ‘민중의 집’이나 이와 유사한 민중의 거점들이 준비되고 있다. 현재 1000여곳에 이른다는 이탈리아와 500여곳이 있다는 스웨덴 등에서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민중의 집’이 바야흐로 한국 땅에도 깃들기 시작한 것이다.

 

 

마포 ‘민중의 집’에는 현재 400명에 이르는 시민들 이외에 문화연대, 햇살과 나무꾼, 마포농수산물상인연합회 등 시민사회단체와 홈플러스테스코노조 월드컵지부, 서울가든호텔노조 등 지역의 노동조합, 진보신당 마포구당원협의회 등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민중이 주인인 세상을 꿈꾸는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먼저 민중이 주인인 집부터 지은 것, 이것이 ‘민중의 집’이다. 여기가 로두스다. 여기서 뛰어라. ‘민중해방’이나 ‘민중이 주인인 세상’을 외치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 중 하나가 자기 지역에 ‘민중의 집’을 짓는 일이다.

 

우리는 많이 보았다. 입으로는 진보나 민중을 말하면서 실제 삶은 소시민의 그것을 벗어나지 못한 사람들이나, 내일 큰일을 도모한다면서 오늘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사소한 일이라며 실천하지 않는 너무 커버린 사람들을. 또 우리는 충분히 보았다. 민중이 주인인 세상을 만들려면 권력을 장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폭넓게 관철되면서 권력을 장악하기 위함이라는 허울 아래 세상을 바꾸기 전에 자기부터 바꾼 사람들이나, 용케 권력을 잡더라도 세상을 바꾸기보다 비민중적·반민중적인 권력의 일상에 의해 스스로 바뀐 사람들을.

 

민중의 만남, 토론, 학습, 놀이의 공간인 민중의 집, 여기서만큼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이 현실이 되어야 한다. 민중의 집에서는 모두가 평등한 주인이며 민중 문화의 주체다. 방과후 공부방을 무상으로 운영하는 것은 물론 간식도 친환경 음식을 주어야 한다. 물물교환 장터를 열고, 지역의 뜻있는 치과의사·의사·한의사와 연계하여 아이들과 가난한 주민들에게 무상의료의 혜택을 주도록 노력한다. 또 청소년 교실, 경제공부 교실 등을 개설하여 민중의 시각으로 세상을 돌아보도록 꾀한다.

 

요컨대 ‘민중의 집’은 그 자체로 비자본주의의 공간이면서 비자본주의 학습의 장이다. 우리는 80~90년대에 ‘의식화’라는 말을 사용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지배세력에 의해 강고하게 이루어진 의식화를 놓치게 함으로써 마치 사회 구성원들이 아무 의식이 없는 양 인식하게끔 했기 때문이다. 진보진영이 아무리 진보의 가치가 담긴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선전·홍보해도 별 효과가 없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사회 구성원들에게 아무 의식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존재가 의식을 규정한다”는 고전 명제가 먹히지 않을 만큼 지배세력이 주입한 의식, 특히 반민중, 반노동자 의식을 고집하고 있다는 점에 있는 것이다. 민중의 집은 그렇게 주입된 의식을 벗어내는 학습의 장이 되어야 한다.

 

19세기 후반 노동자계급이 지주나 자본가들의 방해를 받지 않고 회합을 할 수 있는 장소로 시작되었다는 스웨덴 ‘민중의 집’은 오늘 우리에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이는 지역 거점으로서 ‘민중의 집’의 중요성을 전망케 한다.

 

G20의 광풍이 한국 사회를 휩쓸고 지나갔다. 항상 그렇듯이 금융거래세 도입 등 오늘 해야 할 일을 불확실한 미래에 떠넘겼을 뿐인 요란한 잔치에 민중에겐 떡고물조차 없었다. 오히려 초대받지 못한 거추장스런 존재인 양 이리저리 쫓겨 다녀야 했다. 이 땅 곳곳에 민중의 집을 허하라. 안식처로서만이 아닌, 저항을 준비·모색·실천하는 희망의 기지로서.

홍세화 기획위원 hongsh@hani.co.kr

 

기사등록 : 2010-11-14 오후 08:51:54 기사수정 : 2010-11-15 오전 09: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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